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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철학적 기반 – 앨런 튜링과 인공지능의 탄생

by anjumoney4 2025. 5. 7.

앨런 튜링은 컴퓨터 과학의 창시자이자 인공지능 개념의 철학적 기초를 만든 인물로 평가된다.
그가 제시한 "기계가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오늘날 인공지능 기술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가를 넘어, 기계와 인간의 경계를 근본적으로 고민하게 만든다.

이 글에서는 앨런 튜링이 남긴 철학적 질문과 그것이 현대 AI 기술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살펴보고, 현재의 AI 발전이 그의 사유 위에 어떻게 쌓였는지를 분석한다.

 

앨런 튜링은 누구인가?

수학자이자 암호 해독가

1912년 영국에서 태어난 앨런 튜링은 수학, 논리학, 철학을 넘나든 학자였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의 에니그마 암호를 해독한 공로로 잘 알려졌으며, 이는 전쟁의 판도를 바꾼 사건으로 기록된다.

‘계산 가능한 것’에 대한 근본 질문

그의 대표 논문 중 하나인 「On Computable Numbers」(1936)는 ‘계산 가능한 문제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여기서 튜링은 ‘튜링 머신’이라는 개념을 통해 계산의 논리적 구조를 제시하며, 현대 컴퓨터의 이론적 모델을 만들었다.

 

튜링 테스트의 철학

기계가 생각할 수 있는가?

튜링은 1950년 논문 「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에서 ‘기계가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그는 이 질문 자체가 모호하다고 보았고, 대신 실제 대화에서 인간과 구별되지 않는가?라는 방식으로 문제를 재정의했다.

인간과 구별되지 않으면 ‘지능’인가?

그가 제안한 ‘튜링 테스트’는 인간 평가자가 컴퓨터와 사람 중 누가 누구인지 구별할 수 없을 때, 그 컴퓨터를 ‘지능적’이라고 간주한다는 기준이다.
이 기준은 이후 인공지능 연구의 평가 지표로 자리 잡았으며, AI의 윤리성과 철학적 정체성을 탐구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튜링의 철학이 현대 AI에 미친 영향

기호 처리 모델 vs 연결주의

튜링이 주창한 사고방식은 초기 AI 연구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1950~70년대 AI는 논리 기반, 규칙 기반 시스템, 즉 인간의 사고를 기호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이는 ‘심볼릭 AI’라고 불리며, 인간처럼 ‘생각하는 기계’를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신경망 기반의 연결주의(Connectionism)가 등장하면서, 인간 두뇌의 패턴 학습 방식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오늘날의 ChatGPT, GPT-4 같은 모델은 연결주의적 접근의 산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튜링이 던진 철학적 물음은 여전히 유효하다.

인간의 모방을 넘어서야 하는가?

현재의 AI는 인간의 언어, 사고 패턴을 모방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하지만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것은 정말 기계가 이해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는 ‘약한 AI vs 강한 AI’ 논쟁과도 연결된다.

 

튜링 이후의 AI 철학적 논쟁

존 설의 ‘중국어 방’ 사고 실험

철학자 존 설은 1980년, ‘중국어 방(Chinese Room)’이라는 사고 실험을 통해 튜링 테스트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기계가 아무리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더라도, 그것이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즉, AI는 단순히 규칙대로 기호를 처리하는 것이며, 진정한 ‘의식’은 없다는 것이다.

인간 중심 사고의 재정의

튜링 이후의 철학자들은 인간과 기계의 차이를 기존의 이분법(이해 vs 처리, 의식 vs 반응)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본다.
AI의 발전은 오히려 인간의 사고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게 만든다.
튜링은 이 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한 인물이었다.

 

현대 AI 기술과 튜링의 유산

생성형 AI와 ‘의미 없는 지능’

ChatGPT, GPT-4, Claude 같은 최신 AI는 문맥을 이해한 것처럼 보이는 언어를 생성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로 ‘의도’나 ‘이해’를 갖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이는 튜링의 질문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인간 중심 AI의 기준 설정

EU의 AI 법안, 미국의 책임 있는 AI 개발 가이드라인 등은 모두 ‘신뢰할 수 있는 AI’란 무엇인가에 대한 기준을 세우려 한다.
이는 결국 철학적·윤리적 기반 위에 기술이 쌓여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튜링의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
튜링이 70여 년 전 던진 이 질문은 오늘날에도 가장 핵심적인 AI 논쟁의 출발점이다.
AI 기술이 아무리 진보해도, 우리는 여전히 그 본질을 묻고 있다.

튜링의 철학은 단지 기술 개발의 기초를 넘어서, 기술이 어떻게 인간과 연결되고, 사회 안에서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AI의 미래는 알고리즘이나 연산 능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 시작에는 철학이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